“자살에 대하여…”

   연세 드신 분들을 심방하고, 기도제목을 나누다 보면 대개는 이 세상을 떠날 때 자녀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너무 고생스럽지 않게 떠날 수 있기를 위해 기도부탁 하시는 분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인생은 오고 가는 것을 스스로 정할 수 없기에, 적어도 떠나는 모습이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은혜가 되고, 너무 큰 아픔이 되지 않기 위해 기도로 준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한국 경찰청 보고에 의하면 대한민국에서 하루 평균 36.7명이 자살한다고 합니다.  평균 한 시간마다 약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자살 공화국’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카드 빚에 시달리던 30대 주부가 자녀 3명을 아파트에서 떨어뜨린 후 자신도 몸을 던져 자살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또한 학교 성적을 비관한 고등학생이 부모님께 유서를 남기고 자살하기도 했고, 중학생이 친구들에게 왕따 되는 것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자살은 전염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어져 가고 있습니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원인을 조사해 보면 특히 생활고, 사업실패 등이 가장 많고, 또는 성적 부진과 인간관계를 비관한 청소년의 자살도 적지 않습니다.  살 길이 막막해 삶을 포기하는 사람, 왜곡된 경쟁구조로 인해 일찌감치 생을 마감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동안 이어졌던 연예인들의 자살 소동은 인기와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도 마음의 빈곤함과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귀중한 존재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역할에 따라 존재 목적이 있으며 사명이 주어졌습니다.  자살은 하나님이 목적과 계획을 품은 생명에 대한 포기입니다.  우리는 절대로 삶의 가치를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자신의 생명이 어떤 특정한 목적을 쟁취하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그러므로 자살이라는 죽음의 방식은 미화될 수 없습니다.
   한편, 자살한 사람과 그 가족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조심해야 하며, 자살한 영혼이 내세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속단하는 것 또한 조심해야 합니다.  소중한 가족을 읽고 아픔을 경험하는 가족을 위로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며, 영혼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믿음으로 얻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요즘에는 여러 가지 다양한 정신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많기 때문에, 더욱 심도 깊은 이해심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육신적 질환으로 인한 죽음과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죽음을 같은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번 성령의 잔치에서 강사님이 조심스럽게 자살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이해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서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우리의 삶의 터전인 가정과 교회 그리고 사회를 위해, 우리의 생명을 위대하고 가치 있게 가꾸어 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이 지켜나가야 할 것은 삶의 존엄성과 목적입니다.

주의 은혜로…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