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식구가 경제적인 도움을 요청할 때…”

   저는 교회 안에서 교인끼리 돈 관계를 하다가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가끔 보았습니다. 아버님이 목회하시던 교회에서도 그렇고, 전도사나 부목사로 교회를 섬길 때에도 본 적이 있습니다.  교인 간의 돈 관계로 인해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연루되어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파가 교회 전반에 미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계를 하다가 깨어지는 바람에 교회를 옮기는 사람들도 있었고, 계를 깨고는 시침 뗀다고 욕먹는 장로, 집사들도 있었습니다.  경기가 좋을 때에는 문제가 없었는데 불황이 닥치면서 먼저 계돈 탄 사람이 사업에 실패함으로 계가 깨지는 모양입니다.
   돈 관계로 인한 어려움은 사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어느 가정교회를 하는 교회에서는 목원들이 목자들에게 돈을 꾸어달라고 했다가 거절 당하고는, 사랑 없는 목자라고 말을 퍼뜨려서 목자직을 사임케 하는 경우도 있고, 이런 일이 두려워서 목자 되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 교회 목자들에게는, 감사하게도 아직은 그런 보고를 받은 바 없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을 꾸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재정 보증을 서 달라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필요가 있는 이웃을 돕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생존의 문제가 달린 것이 아니고, 사업 자금을 꾸어 달라던가, 재정 보증을 서달라고 할 때가 문제입니다.  신뢰할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목장 식구라는 이유 때문에 돈을 꾸어주거나 보증을 섰다가 목자 자신의 가족 장래가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담임목사로써 저는 목자들을 보호할 책임을 느낍니다.  앞으로 교회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돈을 꾸어달라거나 보증을 서달라고 하면 고민하지 마십시오.  교회 시책이라고 말하고 거절하시기 바랍니다.  목자가 사랑이 없다고 비난하면서 교회를 떠나도 상관없습니다.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좋습니다.  교회에 나온지 오래된 분이라 해도 기본적으로 같습니다.  다단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일 꾸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면, 되돌려 받지 않을 셈치고 꾸어주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교인들간의 관계를 깰 수 있기 때문이어서 그렇습니다.
   목원들은 가능하면 목자에게 금전적인 요구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섬기는 목자들에게 재정적인 부담까지 지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그러더군요.  돈으로 도와 주지 못하는 목자는 사랑이 없는 목자가 아니라, 돈이 없는 목자일 뿐이라구요.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 받다가, 서로의 관계를 깨고 신앙생활에 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조심합시다.
주의 은혜로…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