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추감사주일을 앞두고 지난 반년을 되돌아보며......”

유대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3대 절기는 유월절, 맥추절, 장막절입니다. 성경은 맥추절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너희가 애써서 밭에 씨를 뿌려서 거둔 곡식의 첫 열매로 맥추절을 지켜야 한다.”(출애굽기 23:16a, 새 번역)

맥추절(麥秋節)은 밀과 보리를 수확한 후에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드리는 절기입니다. 초실절 이후에 일곱 번의 안식일이 지난 후에 지킨다고 해서 칠칠절(七七節)이라고도 하고, 오십일 째 되는 날이라고 해서 오순절(五旬節)이라고도 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로 오순절은 성령이 임했던 날입니다. 맥추절은 성령강림절과 같은 절기입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 보릿고개라는 어려운 시기가 있었습니다. 한국교회는 보릿고개를 지나 보리를 수확한 후에 그 은혜를 기억하며 맥추절을 성령강림절과 따로 지키게 되었습니다. 7월 첫째 주일이 맥추감사주일인데 우리 교회는 그날이 창립기념 주일이기에 매년 6월 마지막 주일을 맥추감사주일로 지킵니다. 다음 주일(6월 28일)이 맥추감사주일입니다. 맥추감사주일은 일 년의 반이 지난 후에 지켜지기 때문에 반년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절기입니다. 또한 반년이 남아 있기에 나머지 반년을 하나님께 맡기는 절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지난 반년 동안 우리는 너무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 동안 성전예배를 드리지도 못했고 아직도 영상예배를 병행해서 예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경제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있고, 거리 두기를 하다 보니 생활에 제약이 되는 것이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이기에 지난 반년을 되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감사할 조건이 많이 있습니다. 주일에 성전에 모이지 못하면서 성전에서 자유롭게 예배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달았습니다. 가정에서 영상으로 예배하면서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예배하는 기쁨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성도들을 대면해서 만나지 못하기에 성도들이 모여 교제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깨달았습니다. 전염병이라는 재앙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지를 깨닫고 결국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되돌아보니 어려운 일이 많은 만큼 감사할 일도 많은 지난 반년이었습니다. 다음 주일이 맥추감사주일입니다. 지난 반년을 되돌아보며 주님의 은혜를 발견하고 깊이 감사하는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는 우리를 주님이 기뻐하실 것입니다. 감사하는 우리에게 더 큰 감사의 조건을 허락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 작은 종 이상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