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24회 서울 남연회가 열렸습니다. 감리교회는 일년에 한번씩, 모든 목사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 연회(年會, Annual Conference)를 열고 지난 사역을 돌아보고, 새로운 계획을 세웁니다. 전국에 모두 10개 연회가 있고, 호남선교회와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만든 서부연회, 미주연회까지 합치면 13개 연회가 조직되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서울 한강 이남의 모든 교회들이 속하여 있는 서울남연회 소속입니다.
연회에서는 다양한 회무를 진행합니다. 또한, 은퇴하시는 목사님들을 위한 은퇴찬하예식과 새로 안수를 받는 목사님들을 위한 안수예식이 거행됩니다. 그리고 각 지방회에 소속된 교회들을 돌볼 감리사를 선출하게 됩니다. 주로 지방회에서 경험과 연륜이 있는 분들이 감리사로 세워지게 되는데,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특별한(?) 방법으로 저에게 중책을 맡겨 주셨습니다.
저희 영등포지방은 30개 교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강 이남에 있는 감리교회의 모지방(母地方)으로서 좋은 전통을 가지고 있는 지방입니다. 우리 교회는 영등포지방에서도 두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교회로서 그동안 여러 목사님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지방을 위하여 영향력 있는 사역을 하셨습니다. 현재도 한명희 장로님께서 지방회 남선교회 연합회장을 맡고 있고, 김혜란권사님이 지방회 여선교회 연합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감리사를 맡으면서 마음에 많은 부담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정교회 사역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축하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솔직히 축하받는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지방의 교회들과 교역자들을 잘 섬겨야 하는 직분이 무거워서 그렇기도 하고, 제게 맞는 옷이 아닌 것만 같은 조심스러움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감리사의 직임은 제게만 맡겨 주신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에 허락하신 직임이라고 생각하고, 바르게 감당하기 위하여 성도님들의 도움과 양해를 먼저 구하고자 합니다. 지방과 연회에 관계된 일 때문에, 여러분에게 우선순위를 두지 못할 때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미리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30개 교회 중에는 어려운 교회들도 많이 있습니다. 잘 섬기라고 제게 이 직분을 맡겨 주셨는데 제 힘으로는 부족합니다. 성도님들의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함께 도와주시고 협력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가정교회를 시작하면서, 우리 교회가 다른 교회와 주의 종들을 섬기는 교회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 왔는데, 이렇게 먼저 우리 영등포지방의 교회들을 잘 섬기라고 종에게 멍에를 매게 하신 줄로 깨닫게 됩니다. 제게는 지방회의 여러 교회들을 목장으로 허락하신 것 같습니다. 명예가 아닌 멍에로 알고, 앞으로 2년 동안 섬김의 모범을 보이는 우리교회와 목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의 은혜로...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