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문기 청년의 이메일을 받고…”

지난 주 토요일에 손문기 청년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지방에 있는 대학을 2008년에 졸업하고 ROTC로 임관해서 3년 동안 최전방에서 소대장으로 군 복무를 하고, 지난 6월에 제대했습니다. 원래는 경영학을 공부했는데,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신학을 공부하기로 결단하고, Azusa Pacific University(아주사 퍼시픽 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입학 허가를 받아 유학을 떠난 것입니다.

손문기 청년이 군에 입대를 하기 전, 제게 기도를 받으러 찾아 왔습니다. 저는 처음 보는 청년이었는데, 성격이 쾌활하고 웃음으로 시원 시원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후로, 외출을 나오거나 휴가를 받으면 꼭 저희 교회에 와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갈 뿐만이 아니라, 성실하게 십일조를 드리면서, 기회가 되면 새벽기도회에도 참석하여 열심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전방에서 군생활을 하면서 마음껏 교회 다니기 어려운 상황 가운데, 더욱 사모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아다시피, 저는 매년 송구영신예배를 통해 성도님들의 기도제목을 받고 매일 새벽마다 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손문기 청년은 2011년을 맞이 하면서 제게 다음과 같은 기도제목을 제출했습니다. (여러가지 기도제목이 함께 들어 있지만, 첫 두가지 기도제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1. 비젼을 놓고 기도합니다.

A. 미국 신학 유학의 길을 담임목사님을 통해 열어 주세요.

B. 유학시 주변에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 주세요.

저는, 처음에 기도제목을 받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은 얼마든지 나눌 수 있지만, 아예 저를 통해 유학의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제목에 적어 놓으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도제목을 받았기에 기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민이 되기도 했습니다. 군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유학을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기에 더욱 난감했습니다. 본인이 유학의 준비가 되면, 하나님이 길을 열어 주시겠지… 하면서 기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9월이 모든 학년이 시작되는 입학철이기 때문에, 늦어도 3-4월에는 입학 수속을 밟아야만 했습니다. 마침 아주사 퍼시픽 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한국학생들을 위해 좋은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인터넷으로 입학 신청서류를 받아 놓고 같이 의논했습니다. 손문기 청년이 아직 군에 있었지만, 서류를 부지런히 제출하고 수속을 밟았습니다. 감사하게도 석사과정에 입학이 되었습니다. 정말 저를 통해 미국신학 유학의 길이 열렸습니다. 첫번째 기도제목이 이렇게 응답되었습니다.

드디어, 지난 토요일에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혈혈단신, 아무 연고도 없는 L.A.공항에서 저희 아버님을 만났습니다. 저의 아버님 댁에서 묵은 후에 갖가지 살림살이를 얻고, 학교 가까이 방을 구했습니다. 교회는 제가 하와이에서 담임목사님으로 모셨던 김웅민 목사님이 계신 교회를 소개했는데, 목사님을 찾아가 뵈었더니 자전거를 선물로 주시고 반찬을 사 주시더랍니다. 주변에 참 좋으신 분들을 만나서 도움을 받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두번째 기도제목도 응답되어 가고 있음을 이메일을 통해 받아보았습니다.

하나님은 너무나 좋으신 분이어서, 우리의 기도에 언제나 넉넉하게 응답해 주심을 다시 한번 절실히 경험했습니다. 하나님이 하셨네! 하하네!

주의 은혜로… 김목사